빅백 유행의 근거, 런웨이가 아니라 상하이 매출표였다
이번 가을 다시 유행하는 '빅백'의 뚜렷한 근거는 파리 런웨이가 아니라, 2013년 산시성에서 시작된 중국 브랜드 송몬트의 매출 데이터와 LVMH 회장의 개인 구매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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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다시 커진 '빅백'의 근거를 찾는다면 파리 런웨이보다 상하이의 매출표를 먼저 봐야 한다. 패션 매체들은 최근 이 흐름을 핀터레스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로 설명하지만, 사진 몇 장은 유행의 정황일 뿐 그 크기까지 증명하지는 못한다. 어깨에 걸치면 자연스럽게 처지고 몸을 따라 흐르는 부드러운 가죽 숄더백과 토트백이라는 이번 시즌의 묘사는, 2013년부터 같은 형태를 고수해 온 중국 브랜드 송몬트(Songmont)의 성장 데이터와 더 정확히 겹친다.
송몬트는 산시성 출신 UX 디자이너 푸송이 출산 후 복직하면서 마음에 드는 노트북 가방을 찾지 못해 직접 스케치를 그리며 시작됐다. 어머니와, 산시 지역 전통 장인이던 할머니가 이를 현지 장인들과 함께 완성해 첫 제품인 올리브색 토트백을 만들었다. 이후 브랜드가 고수해 온 것은 각 잡힌 오피스백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가죽이 눌리고 처지며 길들여진 인상을 만드는 미완의 실루엣이다. 지금도 이름부터 '라지 드리피 토트', '라지 요어 토트'인 제품이 주력 라인에 있고, 낙타 대상이 허시 회랑을 건너는 모습에서 이름을 딴 드로스트링 백 '개더' 컬렉션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가방 중 하나로 꼽혔다.
수치로 확인되는 성장
송몬트는 티몰 광군제 가방·잡화 부문 순위에서 2022년 5위, 2023년 3위를 거쳐 2024년 1위에 올랐고 2025년에도 1위를 지켰다. 같은 해 1~3분기 중국 내 온라인 가방 매출은 전년 대비 약 90%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상하이 타이구리, IFS, 데지 플라자 등 고급 쇼핑몰과 방콕까지 18곳으로 늘었다. 창업자 푸송은 이 성장에 대해 "해마다의 증가폭은 우리가 예상한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는데, 한순간의 유행보다는 여러 해에 걸쳐 쌓인 결과라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9월에는 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가 상하이 첸탄 타이구리 매장을 직접 찾아 가방 두 점을 구매했다. 루이비통과 디올을 소유한 그가 경쟁 상대일 수 있는 중국 브랜드 매장에서 지갑을 연 장면은, 어떤 인플루언서의 스트리트 스냅보다 구체적인 신호였다.
다만 이 수치는 '빅백'이라는 실루엣 자체보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로 옮겨가는 흐름과 맞물려 있어, 서구 스트리트스타일에서 감지되는 유행과 같은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두 흐름이 서로 맞물린 것인지, 아니면 시점이 우연히 겹친 것뿐인지는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만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빅백'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기 전에, 그 형태를 먼저 만들고 판 곳이 어디였는지는 적어도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