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의 헤어 핀은 장식이 아니라 도구였다
W Korea가 소개한 르세라핌 카즈하, IVE 레이, MEOVV 수인의 헤어 액세서리는 완성된 스타일 위에 얹은 장식이지만, aespa 카리나의 크리스털 핀은 '깻잎머리'라는 30년 된 스타일링 기법을 고정하는 도구다. 이 용어는 2024년에도 카리나 사례로 이미 보도된 재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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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정리하면 이렇다. 넷 중 셋은 완성된 머리 위에 얹은 장식이고, 하나는 장식이 아니라 스타일을 만드는 도구다. 같은 카테고리로 묶을 근거가 약하다.
W Korea가 8월 12일 소개한 스타일링에서 르세라핌 카즈하는 귀 뒤에 화이트 리본을 더했고, IVE 레이는 짧은 머리엔 컬러 핀, 긴 머리엔 슬림한 화이트 밴드를 번갈아 쓴다. MEOVV(미야오) 수인은 플래티넘 블론드에 볼드한 블랙 밴드로 대비를 줬다. 세 사람 모두 이미 완성된 헤어에 마지막으로 얹는 순서다. 반면 aespa 리더 카리나의 크리스털 핀은 다르다. 앞머리를 '깻잎 형태'로 이마에 붙여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건 완성 뒤의 장식이 아니라 스타일 자체를 만드는 과정이다.
깻잎머리는 새로 나온 유행어가 아니다
'깻잎머리'는 가르마 옆으로 붙인 앞머리의 곡선이 깻잎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으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여고생 사이에서 유행하다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스타일이다. 최근 몇 년의 Y2K 복고 흐름을 타고 다시 등장했는데, 이 복귀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일보는 2024년 8월 이미 카리나를 포함한 여러 스타의 깻잎머리 재유행을 기사로 다뤘다. 당시 기사는 카리나가 잔머리를 물기 있는 질감으로 이마에 붙인 뒤 포니테일로 마무리했다고 전했는데, 지금의 크리스털 핀 버전과 뿌리가 같다.
하퍼스 바자 코리아도 올해 3월 같은 스타일링을 '2:8 가르마'라는 이름으로 다시 다뤘다. 노윤서, 지젤, 전소미, 정호연, 민니를 예로 들며 액세서리가 아니라 파팅 각도와 질감의 차이를 설명했다. 두 매체 모두 이 헤어스타일을 액세서리의 문제로 다루지 않았다. 핀은 결과물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사진, 다른 계보
2026년 헤어 액세서리 트렌드 자체는 실재한다. 해외 트렌드 매체 Who What Wear는 새틴 보우, 진주 클립, 미니멀한 핀을 올해의 헤어 액세서리로 꼽으면서 화려한 디자인보다 단정한 디자인이 우세해졌다고 짚었다. 카즈하의 리본, 레이와 수인의 밴드는 이 흐름과 맞아떨어진다. 특히 레이는 짧은 머리는 C컬 단발에 컬러 핀, 긴 머리는 S컬에 화이트 밴드로 두 가지 길이 모두에서 반복적으로 액세서리를 쓰는 인물로 소개돼, 유행을 따라간다기보다 개인 시그니처에 가깝다. MEOVV는 2024년 9월 THEBLACKLABEL에서 데뷔한 5인조로, 넷 중 활동 기간이 가장 짧다.
다만 카리나의 크리스털 핀까지 같은 줄에 세우면, 30년 된 스타일링 기법과 최근 액세서리 유행이 한 문장으로 뭉개진다. 헤어 액세서리가 셀럽 헤어를 특별하게 만든다는 설명은 절반만 맞는다. 리본이나 밴드는 매장에서 사서 얹으면 끝이지만, 크리스털 핀으로 같은 인상을 내려면 파팅과 잔머리 정리가 먼저다. 그래야 핀이 있을 자리가 생긴다. 같은 사진을 보고 따라 하려는 독자라면, 사야 할 물건과 익혀야 할 기술을 먼저 갈라야 한다.
이 글은 W Korea가 소개한 스타일링 설명과 두 매체의 과거 보도를 근거로 삼았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 어떤 제품이 쓰였는지, 스타일리스트가 깻잎머리를 의도적으로 재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크리스털 핀 하나만으로 같은 실루엣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두 매체의 기록은 이 스타일이 갑자기 나타난 유행이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뒷받침한다.
출처: 한국일보 · 하퍼스 바자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