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니선스(Réminiscence)가 2024년 내놓은 '수플레 앙브레'는 오드투알렛 인텐스로 분류돼요. 오드퍼퓸보다 농도가 낮은 카테고리인데도 지속력에서는 웬만한 오드퍼퓸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보통 향수의 지속력은 농도로 가늠해요. 오드퍼퓸, 오드투알렛, 오드콜로뉴 순으로 향료 비율이 낮아지니 남는 시간도 짧아진다고 여겨지죠. 스페인에서는 이 구분 없이 오드투알렛 전체를 '콜로니아'라고 부르는 관행도 있어요. 다만 이 순서가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에요. 향료 구성과 고정제 역할을 하는 원료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요.
수플레 앙브레의 노트를 보면 이유가 짐작돼요. 톱노트는 제라늄과 클로브, 미들노트는 샌달우드·패출리·시더, 베이스노트는 바닐라·벤조인·화이트머스크·앰버로 구성돼 있어요. 특히 베이스노트에 자리한 벤조인과 앰버, 화이트머스크는 피부에 오래 남는 성질이 강한 원료로 꼽혀요. 이런 원료가 두껍게 쌓이면 농도 표기와 무관하게 향이 길게 유지될 수 있어요.
브랜드 설명에 따르면 이 향수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오리엔탈 상상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어요. 클로브와 제라늄의 스파이시·플로럴 느낌이 볼륨감 있는 앰버 어코드를 감싸고, 그 안에 패출리·시더·샌달우드의 우디함이 깊이를 더하는 구성이에요. 향수 계열로는 앰버우디(boisé ambré)에 속해요. 우디 계열 원료와 바닐라·머스크 같은 따뜻한 앰버 계열 원료가 함께 어우러지는 방식이죠.
사용자 후기에서도 비슷한 인상이 확인돼요. 향수 리뷰 플랫폼 Parfumo에는 바닐라 향이 흔한 달콤함과 달리 텁텁하지 않다는 평이 올라와 있어요. 시야르(sillage, 향의 퍼짐)에 대해서도 과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남는다는 의견이 있어요.
레미니선스는 1970년 프랑스 리비에라의 도시 쥐앙레팽에서 니노 아마데오와 조에 코스트의 만남으로 시작된 니치 향수 하우스예요. 브랜드명 자체가 '기억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reminisci에서 왔고, 장소와 감정의 기억을 담는 향을 표방해 온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결국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농도 표기가 지속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참고치일 뿐이라는 점이에요. 원료의 성질과 조합 방식이 실제 피부 위 지속 시간을 더 크게 좌우할 수 있어요.
출처: Marie Claire, Réminiscence 공식 브랜드 소개, Parfumo 사용자 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