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고른 선물 리스트가 쏟아지는 사이, 지갑은 얇아지고 있었다

"Z세대가 직접 뽑았다"는 선물 리스트는 대개 편집자 몇 명의 판단에서 나온다. 25년째 미국 10대를 조사해 온 Piper Sandler의 최신 설문은 오히려 지출이 줄었다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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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직접 뽑았다"는 선물 리스트가 여름마다, 연말마다 되풀이해 올라온다. 이런 기사가 내세우는 근거는 대개 편집자 개인의 판단이나 온라인 트렌드 관찰이지, 응답자를 모집하고 표본을 설계한 정식 설문이 아니다. "뽑았다"는 동사는 투표나 조사를 연상시키지만 실제로 그 절차를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25년째 미국 10대를 조사해 온 곳이 있다. 투자은행 Piper Sandler의 Taking Stock With Teens 설문이다. 이 설문의 최신 결과는 "선물 붐"과는 정반대다: 10대의 지출은 오히려 줄었다.

"뽑았다"는 말의 실체

"Gen Z가 뽑은 선물"류 기사들이 스스로 밝히는 제작 과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에디터가 온라인 리뷰와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훑고, 자신의 구매 경험을 더해 목록을 짠다. E! Online이나 Yahoo Shopping 같은 매체는 필자가 "Z세대 당사자"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표본을 모집해 같은 질문을 반복해 던지는 설문 방식과는 다르다. StyleCaster가 이번 리스트를 어떤 절차로 짰는지는 원문 접근이 막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같은 장르의 다른 매체들이 공개한 제작 방식을 보면, "Z세대가 뽑았다"는 표현이 가리키는 범위는 대개 소수의 편집진이지 대규모 응답자 집단이 아니다. "투표"라는 단어가 주는 신뢰감과 실제 제작 과정 사이의 거리는, 독자가 매번 직접 확인해야 하는 몫으로 남는다.

25년째 10대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 설문

Piper Sandler는 2001년부터 반년마다 미국 10대를 설문해 왔다. 2025년 10월 발표한 50회째 조사는 경영·마케팅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들의 전국 조직 DECA 회원을 주된 응답자 통로로 삼아, 전국 고등학교에서 10,969명을 모았다. 평균 연령은 15.7세다. 25년간 누적 응답자는 285,242명, 수집한 데이터 포인트는 약 6,600만 개에 이른다. 이 조사 결과는 여러 소비재 기업이 실적발표에서 직접 인용할 만큼 업계에서 참고 자료로 쓰인다. 이 50회째 조사가 마지막 반년 단위 조사였다. Piper Sandler는 이후 연 1회 조사로 전환한다고 밝혔고,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음 조사는 2026년 가을로 예정돼 있다.

이 표본이 보여준 수치는 이렇다. 10대가 스스로 보고한 연간 지출액은 2,213달러로 전년 대비 6% 줄었다.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도 1% 낮다. 뷰티 지출도 336달러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2025년 봄 조사에서 374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지 반년 만이다. 같은 봄 조사에서는 Bath & Body Works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뷰티 구매처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브랜드 순위는 뷰티에서 e.l.f. Cosmetics가 1위, 구매처는 Sephora와 Ulta가 1, 2위를 지켰다. 의류와 신발은 Nike가 1위, 쇼핑몰은 Amazon이 1위였다.

연간 지출 2,213달러(전년 대비 6% 감소), 뷰티 지출 336달러(전년 대비 2% 감소). Piper Sandler, 2025년 가을 50회 Taking Stock With Teens 설문.

이 설문에도 한계는 있다

DECA는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인 단체다. 그 회원이 주된 응답자 통로라면, 표본은 또래 전체보다 소비와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치우칠 수 있다. Piper Sandler가 공개한 자료 중 일부 브랜드 순위는 "고소득층 10대"로 한정한 결과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어, 모든 수치가 같은 대표성을 갖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 설문은 "무엇을 선물받고 싶은가"를 묻지 않는다. 10대가 자기 돈을 어디에 쓰는지를 물을 뿐이다. 선물과 자기 지출은 다른 질문이고, 두 답이 같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10대가 선물로 받고 싶어하는 물건은 오히려 자기 돈으로는 잘 사지 않는, 가격대가 높은 품목일 가능성도 있다. 두 데이터가 어긋나는 지점 자체가 흥미로운 신호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 결과는 "선물 가이드"가 암묵적으로 깔고 가는 전제, 즉 10대의 씀씀이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전제와 충돌한다. 매년 쏟아지는 리스트 앞에서 확인할 만한 건 화려한 목록 자체가 아니라, 그 목록을 누가, 몇 명에게 물어서 만들었는가다. 표본 규모와 방법을 밝히지 않는 "뽑았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정보다.

출처: Piper Sandler